후기/해외여행

캐나다 3주 여행 - 1. 인천에서 벤쿠버

maengis 2024. 7. 30. 22:31

나는 어디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가는 건 괜찮은데, 그냥 어디를 가는 건 안 좋아한다.

살면서 비행기도 서른 넘어서 처음 타봤고(이것도 주변에서 하도 뭐라 해서 해본 건데 체질에 안 맞았다), 해외 여행은 마흔이 다 되어 가도록 가본 적이 없다가 이번에 처음 가게 됐다.

여행이 싫은 이유는 그냥 집에 있는 게 좋아서 그렇다.

결론만 적자면, 시간도 돈도 아깝고 몸도 많이 상하는데 왜 가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갈 일이 없을 거 같지만, 내 의지대로 되는 세상이 아니니까.

 

원래는 3주 넘게 일정을 잡았지만, 나의 반대로 3주로 줄었다. (적당한 여행 일정은 0박 0일이 가장 좋다고 생각 한다.)

 

여행 가기 전에 여권, 국제 면허, 비자 신청, 렌트 예약, 라운지 이용을 위한 카드 발급 등 이래저래 할 게 많았지만, 같이 가는 분께서 가이드를 다 해주셔서 내가 뭐 크게 한 건 없다. 가서 내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야겠다 싶어서 광각은 DSLR 가져가고 표준, 망원 구간은 스마트폰을 쓸 생각으로 5년 된 갤럭시 s10e에서 광학 10배 줌을 쓸 수 있는 갤럭시 s23 울트라로 바꿨다.

 

2024.06.17

 

12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14시에 공항에 도착 후 마티나 라운지에 갔다.

신한카드 솔트레블 카드 실적 채우면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데 굳이 이거 먹으려고 실적을 채워야 되나 싶은 맛이다.

 

 

 

맥주 따르는 기계가 신기한 거 말곤 굳이 여길 와야 되나 싶은 그런 생각.

 

 

이래저래 시간 때우다가 비행기 탑승. 비행기는 에어캐나다 AC064인데, 인천에서 벤쿠버까지 한 번에 가는 거라 11시간 정도 소요 되었다.

 

 

 

영화가 있긴 한데, 자막이 영어랑 프랑스어만 있었다. 스마트폰에 드라마 몇 편 넣어가긴 해서 볼 일은 없었다. (스마트폰에 있던 드라마도 안 봤다. 너무 불편해서 뭐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첫 번째 기내식이 나오고 식사를 어느 정도 마치니 잘 시간이 되어 다들 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난 그럴 수가 없었다.

내 옆에 한국인 가족과 중국인 가족이 있었는데, 그 가족 딸들이 엄청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인 가족은 아빠고 엄마고 안 자고 딸 아이와 놀아주어서 그나마 나았는데, 중국인 가족은 애가 소리를 지르든 말든 헤드폰 쓰고 잤다.

 

 

 

중국인은 진짜... 시끄럽고 어디든 자기네 집이다 생각하는 것 같다. 화장실 다녀오면서 슬리퍼 저렇게 벗어놓고 다시 잠.

승무원이 슬리퍼 누구꺼냐고 물어도 신경도 안 씀.

 

 

 

 

그리고 중국인보다 더 최악이었던 캐비넷.

승무원들이 계속 저기에 뭘 넣고 빼고 하는데, 뻥 안 치고 1분에 2~3번씩 쉬지 않고 계속 열고 닫는데 닫을 때 딱! 하는 소리가 엄청 크게 난다.

혹시나 에어캐나다 타실 분들은 필히 저 캐비넷을 피해서 좌석을 선택하길 바란다. 난 저 소리 때문에 아예 못 잤다.

 

 

 

 

두 번째 기내식이 나오고 몇 시간 지나서 도착 했다. 정말 지옥이었다.

절대 절대 다시는 비행기를 안 타겠다고 마음 먹었다.

 

 

 

 

벤쿠버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까지 완료 후 캐리어를 받았다.

 

 

 

소재 때문에 구겨지긴 했는데, 펴니까 펴지긴 했다.

 

 

 

 

달아놓은 캐리어 태그도 잘 살아 남음.

 

 

 

 

벤쿠버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해서 컴패스 카드도 발급 받았다.

숙소는 웨스트벤쿠버에 있어서 지하철 타고 버스 타러 이동.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타려고 나오니 비가 조금 내렸다. 벤쿠버 시내 냄새가 참... 많이 별로다.

 

 

 

 

버스를 굉장히 험하게 운전을 해서 힘들었다. 며칠 뒤에 공항에서 렌트카 받아서 다시 와야 해서 도로 외우면서 옴.

 

 

 

 

예약한 숙소는 오르막 길이었다. 사실 이건 문제가 안 되었다. 같이 가신 분은 힘들어 하시긴 함.

 

 

 

 

그리고 반지하.

같이 간 분이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곳인데, 예약할 때 사진상으로는 반지하인지 알 수가 없게 사진을 참 잘 찍었다.

근데 반지하인 게 문제가 아니었다.

나무로 만든 건물인데, 위층이 거실와 부엌이었고, 위층에서 거실과 부엌을 쓸 때마다 나무바닥이 찌그덕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그 소음이 장난이 아니었다. 게다가 호스트의 오빠 가족?이 와 있어서 그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까지 들렸다.

 

벤쿠버에서 4일을 있어야 하는데, 운전하기 전에 시차 적응을 어느 정도 하려고 4일 정도 쓸 생각이었으나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호스트한테 얘기를 했고, 호스트가 퇴근 후에 위층에 남는 방으로 변경을 했지만, 호스트랑 생활 동선이 겹치기 때문에 서로 불편한 상황이었다.

일단 억지로 조금이라도 자긴 했다.

 

2024.06.18

 

일어나서 벤쿠버 시내를 걸어서 가기로 했다.

버스 타고 오면서 본 것들은 직접 보고 싶기도 했고, 운전 해야 되니까 길도 좀 알아둘겸.

 

 

 

 

라이온즈게이트브릿지를 걸어서 건넜는데, 좀 무섭긴 하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양쪽 차선이 시간마다 방향을 바꿔서 1차선, 2차선 이렇게 바꿔서 운행하는 게 신기 했다.

 

 

 

 

스탠리파크는 딱히 뭐 없었다. 날씨 별로라 그랬던 건지 너무 일찍 가서 그랬는지.

 

 

 

 

스탠리파크를 나올 때쯤 뭔지 모를 동물들이 막 몰려 가길래 사진을 찍었는데, 뭔 검은옷으로 둘둘 감은 놈이 오더니 자기 찍지 말라고 했다. 노숙자인 거 같은데 피해 의식에 절어 있던 건지 뭐.. .이유는 모르겠다.

 

 

가스타운 증기 시계도 볼겸 해서 가스타운으로 이동하면서 530 Horny?에 있는 한식당을 갔다.

 

 

 

BIBIKO DOLSOT이란 가게였는데, 비빔밥과 순두부찌개를 시켰는데 음... 음... 그냥 같이 시킨 제로 콜라가 참 맛있었다. (한국에서는 맛 없는데 이상하다.)

 

 

 

 

증기 시계에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시간 맞춰서 동영상 찍으려고 다들 모여 있었는데, 증기 시계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들 자기 차례 기다리고 있느라 많은 거 같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목이 말라서 워터프론트 스타벅스를 갔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더니 벤티만 된단다. 메뉴판에 그란데가 쓰여 있는데 벤티만 된단다. 하하...

 

 

 

어차피 목 말라서 벤티로 마시려고 하긴 했는데, 막상 인종차별을 이런 걸로 하니까 어이가 없었다. 남들은 그란데 잘만 줌. 캐나다에서 처음 겪은 인종차별이었다.

 

그래도 스타벅스 앞에서 죽치고 있으면서 페라리 296 견인 되는 거 구경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붙잡는 광경. 페라리 주인이 와서 돈을 냈는지 결국 견인은 안 했다.

 

 

 

 

한인마트 구경하러 가면서 집이랑 차 구경.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 참 보행자 배려를 잘 해준다는 것. 차 경적을 잘 안 쓴다는 것.

 

 

 

 

딱히 살 게 없어서 숙소 가는 길에 가까운 마켓을 가기로 했다.

 

 

 

 

비상 식량으로 쓸 과자랑 하리보 사고 물도 사왔다. 물 사온 건 캐나다 떠날 때까지 잘 갖고 다니면서 먹음.

 

 

 

 

숙소 와서는 다시 반지하로 내려갔다. 잠만 자면 되니까 밤에는 조용하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비행기 타고 오느라 어쩔 수 없이 낮에 자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호스트한테 얘기해서 1층으로 온 거지만, 이래저래 불편해서 다시 반지하로 내려갔다.

 

 

 

그리고 집에 가고 싶은 티를 팍팍 내서 같이 온 분이랑 싸움.

비행기 표를 찾아보니 3주 여행 일정은 2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는데, 나한테는 3주나 2주나 똑같아서 일단 벤쿠버만 버텨보자고 하고 화해함.

 

 

도저히 맨 정신으로 잘 수가 없는 환경이라 숙소 근처 리큐어 스토어에서 맥주 사고 세븐일레븐에서 냉동 라자냐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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