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에서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이 평소 이용하던 도로가 막히게 되었다. 사실 이 도로가 언젠가는 막힌다는 건 6년 전 이사 올 때부터 알고 있었던 일이었기에, 나로서는 그리 놀랍지도, 불편하지도 않았다.하지만 막상 실제로 길이 막히자, 예상보다 많은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며 민원을 제기했고, 이 문제가 단지 내에서 점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마침 동대표 회장을 새로 뽑는 시기가 겹쳤고, 재개발로 인한 불편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당선되었다.역시나 회장이 된 분은 기존 문제들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던 분이어서,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싸한 예감은 결국 현실이 되었다. 동대표 회장이 선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변호사를 선임해 ..